박살 난 유리창은 암스테르담에 버려져 있다

오덴세에는 안데르센이 있었지

+ Odense, Denmark


7~8시간씩 이동을 해야 했어. 멀기도 멀더만. 기름값도 비싸고, 통행료도 비싸고, 물가도 비싸고.. 처음부터 스칸디나비아는 무리라고 생각했었는데 직관을 따르지 않을 수 없었던 거야. 베를린에서 돌아내려갔으면 좋았으련만.. 스위스에서 직관이 그랬잖아. ‘계속 가라’고 말이야. 그런데 이게 뭐냐고? 별게 없는 거야. 이렇게 돌아 볼 곳은 아니었던 거야.


멀린은 짜증이 났습니다. 코펜하겐-스톡홀름-오슬로를 일주일에 걸쳐 돌아오면서 ‘이게 뭔가?’ 싶었던 겁니다. 뭘 하자고 이렇게 무리해서 스칸디나비아를 돌아야 했던가, 마음에 의구심이 계속 들었습니다. 일주일에 돌아 볼 거리는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오로라를 본 것도, 피오르드와 북극권을 탐방했던 것도 아닙니다. 자연환경을 볼 게 아니면, 이렇게까지 비용과 시간을 들여서 올 곳은 아니었다는 불편한 마음이 밀려옵니다. 툴툴거려 보지만 어떻게 할 수는 없습니다. 직관이 시켰으니 따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국 스칸디나비아를 크게 한 바퀴를 돌고는 이제 다시 내려갑니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까지 가야 하는데 도저히 하루에 달릴 수 있는 거리가 아닙니다. 어디서든 하루 묵어가야겠습니다.

 


기왕이면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독일에서 1박을 하고 싶었어. 독일이 물가가 싸거든. 그런데 이렇게 저렇게 계산을 해봐도 동선이 안 나오는 거야.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덴마크 오덴세에서 1박을 할 수밖에 없었지.


오슬로에서 암스테르담까지 가는 여정의 딱 중간 정도에 오덴세가 위치해 있습니다. 코펜하겐 가는 길에 지나만 갔었는데, 이번에는 어쨌든 1박을 해야겠습니다. 가능하면 한 번 지나간 도시는 다시 들리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동선을 짰는데, 어쩔 수 없이 오덴세에서 1박을 해야겠습니다.

 


매우 불편한 마음이었는데 도시가 괜찮더라구. 딱 들어서는데 집들이 아기자기하고, 거리 분위기도 한적하니 좋았어. 동화 속에 나오는 동네처럼 말이야. 숙소도 괜찮았고.. 오랜만에 저녁식사를 일찍 마치고 동네를 한 바퀴 돌았어. 그동안 캠핑장이 대부분 도심에서 떨어져 있어서 동네 산책을 하기가 마땅치 않았었는데, 오덴세의 숙소는 도심에 있어서 동네 산책을 할 수 있었지. 그런데 말이야. 다음 날 알게 된 거야. 여기가 정말 동화 속 마을이었다는 걸 말이야.


오덴세에서 멀린은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스웨덴(스톡홀름)이 좀 까칠하고, 노르웨이(오슬로)가 도도하다면, 덴마크는 서글서글하고 편안한 인상입니다. 그래서 한스와 잭도 북유럽에 다시 온다면 어디를 오겠냐고 물었을 때, 모두 덴마크를 꼽았습니다. 멀린은 ‘덴마크에서 좀 더 시간을 보낼 걸 그랬나?’ 하는 아쉬움을 달래려, 바쁜 일정이지만 다음날 오전에 오덴세를 좀 둘러보고 가야겠다 생각합니다. 아침을 동네 빵집에서 편안하게 먹으면서 오덴세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앗! 그런데 오덴세는 안데르센의 마을이었군요.

 


모처럼 한적하고 편안한 아침식사였어. 크로와상과 커피 한 잔의 단출한 식사였지만, 야외 테이블에서 바라보는 오덴세 도심의 정경이 아기자기하고 아름답더라구. 가끔 어떤 도시는 마치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쾌적하게 착 달라붙는 기분을 주는 경우가 있는데, 오덴세가 딱 그랬어. 다시 와서 한 달쯤 살아보고 싶은.. 그런데 오덴세에 대해서 정보를 검색하다가 깜짝 놀랄 사실을 발견한 거야. 안데르센 말이야. 안데르센이 이 도시에서 태어나 작품 활동을 했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말이야. 그래서 동네가 동화처럼 아기자기하구나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말이야. 안데르센의 동화집 중에 <그림 없는 그림책>이 있었던 거야. <그림 없는 그림책!> 아.. 이런 우연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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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현담集賢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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