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개의 포스트

나로 산다는 것 #2
+ Autobahn, Germany

“너 꺼도 읽어보자. 한스 넌 ENTJ잖아?” “열정, 비전, 객관성과 책임감을 겸비한 타고난 리더. ENTJ형에게 논쟁은 아주 흥미진진한 시간이다. 어떤 주제에 대해서나 열정적으로 논쟁(그들의 입장에서는 토론)을 벌이지만 결코 다른 사람의 발언 때문에 상처받지 않으며, 거꾸로 상대방이 그 과정에서 마음의 상처를 입어도 ...

나로 산다는 것 #1
Autobahn, Germany

“멀린은 무슨 유형이라고 했죠?” “MBTI 유형 말하는 거야? 난 INTJ 야.” “INTJ라.. 내향, 직관, 사고, 판단형으로..” “그건 뭐니?” “아.. 이거 위키백과에 나온 INTJ에 대한 설명이에요.” “오호~ 그래 그건 못 읽어 본 것 같은데, 나도 듣게 소리 내서 읽어보렴.” 길게는 7~8시간씩 이어지는 ...

닥치고 날 좀 구해줘
+ Nuremberg, Germany

독일에 들어섰습니다. 계속되는 캠핑이 이제 좀 지겹기도 합니다. 편안한 숙소에서 하루쯤 여독을 풀어도 좋겠습니다. 베를린까지 한 번에 달려가기에는 조금 먼 거리라 중간에 뉘른베르크에서 하루 쉬어가기로 합니다. 다행히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먼트를 렌트할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욕조와 거실, 넓은 부엌이 달린 아파트먼트에서 ...

알을 뚫고 나오려면
+ Calw, Germany

새는 알을 뚫고 나오기 위해 싸운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알을 뚫고 나온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너무도 유명한 구절입니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모두들 한 번쯤은 읽어 보았을, 적어도 제목 정도는 들어봤을 유명한 작품입니다. 멀린의 유럽 여행 일정...

모든 것을 잃었을 때에야 비로소 인간은 모든 것입니다
+ Bollingen, Swiss

취리히 호숫가 볼링겐에는 카를 융이 손수 지은 성탑이 있습니다. 융은 프로이트와 결별 이후 상심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호숫가에 탑을 짓기 시작하였습니다. 프로이트와 결별한 후 얼마 동안 나는 마음이 안정되지 않았다. 그것은 방향상실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나는 설 자리를 찾지 못하고 완전히 허공에 떠 있는 느낌이...

보상은 흔쾌하게
+ Zurich, Swiss

밀라노를 거쳐 스위스로 들어왔습니다. 스위스, 환상적인 풍경이 연이어 펼쳐지는 여기는 별천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고속도로 좌우로 쏟아져 내리는 폭포와 저 멀리 보이는 만년설이 하모니를 이루며 차창 밖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멀린과 한스는 스위스가 처음이 아니었음에도, 입이 딱 벌어지는 풍경에 눈이 호강을 하는 듯합니다. 스...

천재는 천재를 알아보는 법
+ Nice, Provence

카미노에서 막달라마리아의 은거 동굴까지, 일종의 성지순례를 마친 멀린과 일행은, 니스의 해변가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편안한 디너를 즐깁니다. 피자와 파스타, 리조또에 와인도 한 병 시키고 모처럼 만에 그럴듯한 저녁식사입니다. 휴양지의 레스토랑치고는 음식도 꽤나 맛이 있습니다. 모두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고 있는데 오늘은 유...

그들은 너무 지쳤습니다
+ Marseille, Provence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역에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전설의 유적지들이 있습니다. 막달라마리아의 유적들이 그것입니다. 전설에 의하면 예수의 제자이자 신부인 막달라마리아는 그의 형제 마르다, 나사로와 함께 박해를 피해 배를 타고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 일대의 한 지역에 피신을 왔다고 합니다. 그...

다른 차원으로 가려면
+ Castle of Quéribus, Provence

드디어 도착했구나. 스타게이트의 한 지점. 여기서 나는 이생과의 연(緣)을 다할까? 누군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우주선을 타고 외계 문명으로 날아가게 될까? 아니면 시공간을 초월하는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게 될까? 그것은 4차원일까? 아니면 10차원? 인터스텔라처럼 이 문을 통과하면 딸아이를 볼 수 있을까? 멀린은 조금은...

깔짝대지 않기를 바랄 뿐
+ Montségur, Provence

“왜 진정성으로 세워진 공동체들은 자꾸 소멸되는 걸까?”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사랑?” “네 공동체의 완성은 사랑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저는 생각해요. 공동체에 사랑이 부족하면 오래갈 수 없는 거 아닌가요?” “그럼 너희 밴드는 사랑이 부족해서 깨어진 거야?” “네? 음.. 그러니까..” 멀린은 선의로 세워진 공...

천재는 고집불통이어야 하니까
+ Primavera Sound, Spain

“멀린, 혹시 셀카봉 없으세요?”“셀카봉? 사진 찍으려고? 모노포드는 있는데..”“이건 안되겠는데요. 셔터 버튼이 없어서 셀카 찍기에는 불편하네요.” 바르셀로나까지 오는 여정 내내, 한스는 셀카봉을 아쉬워했습니다. 요즘 셀카들을 워낙 많이 찍어대는 터라, 셀카봉 찾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없으면 없는 대로 잘 생활하...

Pleochroism과 Panorama #2
+ Barcelona, Spain

가우디는 왜 그렇게 ‘성가족’ 성당에 천착했을까? 40년 동안이나 말이야. 말이 40년이지 한참 전성기인 30대 중반부터 시작한 거야. 아마 처음부터 그렇게 오래 지을 생각은 아니었을지 몰라. 아스토르가의 주교관의 예에서 보듯, 건축가와 건축주의 관계는 갑을 관계일 수밖에 없고, 심지어 일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

진행 중인 대화가 없습니다.
새로운 알림이 없습니다.